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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구의 해피베이스볼] 승부조작의 본질 '선수들의 주변 관리부터'

SBS Sports 정진구 | 2016-07-28 14:2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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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 일이다. 다수의 프로야구 선수들이 장외주식 사기를 당해 야구계가 시끄러웠던 적이 있다. 

당시 사기사건은 야구팬을 자처한 A가 작정하고 벌인 일이었다. 운동 밖에 모르던 선수들은 주식에 해박한 지식을 가진 A가 “장외주식으로 손쉽게 큰돈을 벌 수 있다”는 말에 속아  거액을 투자했지만 결국 모든 것이 사기였다.

수도권 한 팀과, 지방의 한 팀 선수들이 이 사건으로 큰 피해를 봤는데, 그 중 몇은 아직까지도 당시 진 빚에 고통 받고 있다는 이야기가 들린다. 

주식 사기사건에 대해 잘 알고 있는 한 프로구단 관계자는 “처음에 A는 수도권 팀 선수 한 명과 친했다. 그러면서 그 선수를 통해 타팀 선수들까지 발을 넓히게 됐고, 피해자들이 늘어났다. A는 자신의 친인척이 국내 굴지의 대기업 임원이라고 말하고 다녔는데 알고 보니 새빨간 거짓말이었다. 처음부터 계획적으로 사기를 친 것” 이라고 말했다.

선수들은 A의 그럴듯한 거짓말에 속아 적지 않은 돈을 날렸다. 하지만 만난 지 얼마 되지도 않았고, 신원도 확실치 않은 A의 말에 넘어가 큰돈을 투자한 선수들의 잘못도 크다. 어려서부터 운동만 해서 사회 경험이 부족한 선수들은 사기꾼들의 타깃이 되기 쉽다.  

최근 불거진 승부조작 사건에서도 일부 선수들이 불법 스포츠 도박사이트의 브로커들에게 놀아나 하지 말아야 할 짓을 저질렀다.

한 야구인은 선수들과 브로커들간에 잘못된 만남에 대해 비교적 자세히 설명했다.

“브로커들도 처음에는 팬이라며 접근한다. 처음에는 밥도 사주고, 술도 사주고, 심지어는 여자도 소개해 주면서 선수들의 환심을 산다. 브로커 중 상당수는 조폭 출신이라 유흥가에 가면 ‘형님’ 소리 들으면서 대우받는데 그런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에 우쭐해하는 경우도 있다. 선수들은 나중에야 그들이 불법 도박사이트와 연계됐다는 것을 알게 되지만 이미 친해진 뒤라 승부조작 유혹을 거절하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프로야구 스타 주변에는 팬들을 자처하는 많은 사람들이 몰린다. 물론 그 안에는 순수하게 야구를 좋아하는 팬도 있지만, 앞서 언급한 사기꾼 A나 승부조작 브로커들처럼 다른 마음을 품고 접근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공인의 범주 안에 드는 프로야구 선수들이라면 이를 걸러낼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온갖 호의를 베풀며 다가오는 검은손의 유혹에 너무 쉽게 넘어가곤 한다.  

기자가 접촉했던 전직 불법 도박사이트 운영자는 “선수들에게 승부조작 제의를 하면 열에 아홉은 넘어간다”고 말했다. 더구나 주머니 사정이 여의치 않은 2군 선수들에게 이런 제안은 뿌리치기 쉽지 않은 유혹이 된다.

향후 프로야구에 승부조작을 뿌리 뽑기 위해서는 조작에 가담한 선수들에 대한 일벌백계도 중요하지만, 그 이전에 선수들이 공인으로서 사람 만나는 일부터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누군가 지나친 호의를 베풀 때는 그가 무언가를 원하는지 의심부터 하고, 가까이 하지 말아야 할 사람들과는 반드시 거리를 둘 필요가 있다. 실례로 일본프로야구는 선수들과 폭력조직인 야쿠자의 교류까지도 엄격히 규제한다.

물론 선수들이 어린 아이도 아닌데, ‘사람을 가려서 만나라’고 일일이 가르칠 수 없는 노릇이다. 이런 부분은 KBO와 구단의 노력에도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선수들이 스스로 판단하고 행동해야 할 문제다.

무엇보다 사람을 조심해야 한다.

(SBS스포츠 정진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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