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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WC] 한국, 9회 연속 월드컵 본선행…우즈벡전 0-0

SBS Sports 이은혜 | 2017-09-06 02:18:51
이미지득점 장면은 없었고, 경기 내용은 아쉬웠다. 하지만 결과는 대성공이다. 우리나라가 9회 연속 월드컵 본선진출에 성공했다. 우즈베키스탄 원정을 무승부로 마무리지으면서 승점을 추가한 신태용호는 시리아를 간발의 차로 제치고 A조 2위로 2018 러시아 월드컵 본선 직행 티켓을 챙겼다.

6일 0시 우즈베키스탄에 위치한 분요드코르 스타디움에서 킥오프한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10차전 경기에서 우리나라가 홈 팀 우즈벡과 0-0 무승부를 기록했다. 승점 1점을 보탠 우리나라는 최종예선 4승 3무 3패, 승점 15점을 기록해 아슬아슬하게 월드컵 본선 직행에 성공했다. 같은 시각 열린 이란과 시리아의 경기에서 시리아가 승리했을 경우 본선행에 실패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으나 다행히도 두 팀의 경기가 2-2 무승부로 마무리 되면서 시리아는 승점 13점에 머물러 조 3위를 기록했다.

이날 신태용 감독은 우즈벡을 상대로 깜짝 스리백으로 승부수를 던졌다. 오른쪽 풀백 최철순이 경고누적으로 뛸 수 없게 되면서 김영권, 장현수, 김민재로 스리백 수비 라인을 세우고 좌우 윙백에 각각 수원 삼성의 김민우와 FC서울의 고요한을 택했다. 중원에서는 권창훈과 정우영이 처음으로 호흡을 맞췄고 최전방 공격에는 양측면에 이근호와 손흥민, 중앙에 대표팀 막내 황희찬이 출격했다.

양 팀 모두 무승부는 크게 의미가 없는 결과였던 만큼 경기는 초반부터 시종일관 빠른 템포로 전개됐다. 우리 대표팀은 최전방의 황희찬이 하프라인 부근부터 상대를 적극적으로 압박하며 가벼운 몸놀림을 선보였다. 전반 1분에 때린 기습적인 슈팅이 우즈벡 골대를 강타하는 등 황희찬은 경기 초반부터 날카로운 움직임으로 공격 분위기를 주도했다.

그러나 역시 승리가 간절한 우즈벡의 파상공세도 만만치 않았다. 최전방의 세르게예프를 중심으로 공격 2선의 쇼무로도프, 카이다로프와 베테랑 제파로프가 수시로 위치를 바꿔가며 우리 스리백 수비진 사이의 빈 공간을 효과적으로 공략해 냈다. 후방에 탄탄한 포백라인을 세우고 우리 공격 시에는 미드필드진이 이중으로 수비벽을 친 우즈벡은 빠른 역습으로 측면 돌파에 성공하며 점차 공격 점유율에서도 우위를 점하는 모습을 보였다. 기세를 올려가던 우즈벡의 공격은 전반 20분 카이다로프가 우리 문전 중앙에서 때린 강력한 슈팅이 골 포스트를 맞추며 더욱 상승세를 탔다. 중앙에서 완전히 공간히 열린 상황에서 슈팅 찬스를 잡은 카이다로프가 오른발로 강력한 슈팅을 시도했으나 다행히도 공은 골대를 맞고 흘러나왔다. 우리 대표팀은 간신히 실점위기를 모면했다.

상대의 거센 공격이 계속 되는 가운데 신태용 감독이 내세운 스리백 카드는 좌우 윙백의 공수 전환 움직임이 효과적인 모습을 보이지 못하면서 우리 대표팀의 공격은 전반 중반까지도 이렇다 할 위협적인 장면을 연출하지 못한 채 답답한 경기력을 이어갔다. 최전방 공격수들과 중앙의 권창훈, 정우영도 유기적인 패스워크로 상대 수비를 허무는 모습을 보이지 못하는 등 약속된 움직임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이미지지난한 공방전이 계속되면서 경기는 의외의 방향으로 과열돼 갔다. 전반 35분에 정우영이 공중볼을 차지하기 위해 몸싸움을 벌이던 중 우즈벡 오딜에게 발이 높게 올라가면서 옐로우카드를 받았다. 그러자 전반 38분에는 하프라인을 넘어 역습을 시도하던 우리 대표팀의 이근호를 저지하던 우즈벡의 카이다로프가 위협적인 동작으로 이근호를 가격해 경고를 받으며 더욱 치열한 양상으로 경기가 전개됐다. 0-0 균형이 깨지지 않은 상황에서 우리 대표팀은 예기치 못한 교체카드까지 사용하게 됐다. 이날 스리백 중앙 수비수로 나섰던 장현수가 전반 43분 부상으로 더 이상 경기에 나설 수 없게 되면서 예기치 못한 시점에 그라운드를 빠져나오게 됐다. 신태용 감독은 장현수를 빼고 구자철을 투입해 공수 밸런스 조절에 나섰다.

어수선한 상황에서 전반 막판에는 이날 경기 시작 이후 가장 아쉬운 장면이 나왔다. 상대 문전 중앙꺼지 돌파해 들어간 손흥민이 측면으로 돌아서며 열린 공간에서 완벽한 슈팅 찬스를 얻은 것. 그러나 손흥민이 오른발로 때린 강력한 슈팅은 그대로 골대를 강타한 뒤 흘러나와 득점으로 연결되지는 못했다. 우리 대표팀은 결과적으로 전반 45분 동안 단 한 개의 유효슈팅도 기록하지 못한 채 점유율에서도 우즈벡에 6:4로 밀리는 부진한 경기력으로 전반을 마무리 했다.

우즈벡은 후반들어 빠른 타이밍에 연이어 교체카드를 사용하며 회심의 승부수를 띄웠다. 후반 6분에는 베테랑 제파로프를 빼고 공격 에이스인 라시도프를 투입해 공격에 힘을 실었다. 또 후반 13분에는 세르게예프를 빼고 게인리히를 투입하는 강수를 띄웠다. 우즈벡을 대표하는 공격수인 게인리히는 K리그에서도 활약한 경험을 가지고 있는 베테랑 자원으로 득점을 노리는 우즈벡 벤치는 두 명의 공격자원을 차례로 투입하며 공격에 변화를 꾀했다.

우리 대표팀은 후반 초반 이후 이근호, 손흥민이 거세게 슈팅을 퍼부었지만 모두 세밀한 마무리로 연결되지 못하며 여전히 무득점에 머물렀다. 설상가상으로 예상치 못한 변수는 또 발생했다. 신태용 감독은 후반 17분 이근호를 빼고 염기훈을 투입하며 공격에 변화를 주고자 했으나 권창훈이 부상으로 더 이상 뛸 수 없게 되면서 염기훈이 권창훈 대신 투입되는 변칙이 발생했다. 그러나 염기훈 투입 이후 양 측면 돌파가 활발해 지면서 우리 대표팀 공격은 활기를 띄게 됐다. 후반 22분에는 측면에서 빠르게 연결된 패스 이후 김민우의 기습적인 슈팅이 이어지면서 상대 수비수들을 공략했다. 경기가 막판으로 흘러 우즈벡 수비수들의 체력이 떨어지는 가운데 공격진 숫자를 대거 늘린 우리 대표팀이 쉴 세 없이 상대를 압박하면서 점차 공격 점유율도 높아졌다.

문제는 단 한 골이었다. 양 팀 모두 승리가 절실했지만 침착한 마무리가 어느 팀에서도 나오지 않았다. 후반 35분에는 빠르게 측면 돌파에 성공한 고요한이 완전히 열린 공간에서 완벽한 슈팅 찬스를 만들었지만 이 역시 어설픈 패스로 마무리 되는 등 아쉬움을 남겼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염기훈 투입 이후 눈에 띄게 빨라진 우리 대표팀 공격은 템포를 올려가며 파상공세로 이어졌다.
이미지신태용 감독은 후반 33분 이근호를 빼고 최전방 공격수 이동국을 투입하며 마지막 승부수를 띄웠다. 우즈벡 수비라인이 눈에 띄게 헐거워진 상황에서 우리 대표팀은 최전방에 이동국, 황희찬, 손흥민, 염기훈에 이어 양쪽 측면에서 김민우와 고요한까지 활발히 공격에 가담하며 막판까지 일방적인 공세를 이어갔다. 그러나 공격에 힘을 실으면서 위기 상황도 나왔다. 후반 35분 우리 수비가 허술해진 틈을 타 우즈벡의 게인리히가 단독 돌파에 이은 슈팅으로 기습적으로 골문을 노렸다. 슈팅은 다행히 김승규의 선방에 막혀 실점 위기를 넘겼다.

우리 대표팀은 후반 37분에 김민우가 상대 파울을 유도해 내며 좋은 위치에서 프리킥 찬스를 만들었지만 약속된 움직임이 나오지 못하면서 득점은 또 한 번 무산됐다. 후반 40분에는 김민우가 문전 앞으로 올린 크로스에 이동국이 정확히 머리를 갖다대며 상대 간담을 서늘케 하는 장면이 다시 한 번 나왔다. 그러나 이 슈팅도 상대 골키퍼 선방에 막혀 또 한 번 골문을 열지 못했다. 이동국은 정규 경기 시간 종료 직전에도 상대 문전 정면에서 결정적인 슈팅기회를 잡았으나 패널티 중앙에서 강하게 때린 슈팅은 또 한 번 상대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결국 경기는 득점 없이 0-0 무승부로 마무리 됐다. 

이전까지 승점 14점을 기록하고 있던 우리나라는 이날 우즈벡전 무승부로 승점 15점, A조 2위를 차지했다. 9차전에서 카타르를 잡고 승점 12점을 확보하며 A조 3위로 치고 올라 우리나라를 맹추격했던 시리아는 조 1위 이란을 상대로 막판까지 분전했지만 2-2 무승부에 그쳐 승점 13점에 머무르면서 우리나라에 승점 2점을 뒤져 조 3위로 최종예선을 마감해 본선 직행에는 실패했다. 그러나 시리아는 승점 13점으로 동률을 이룬 우즈벡을 골득실에서 제치고 플레이오프 진출권을 챙겨, 내달 10월 B조 3위 팀과의 대결을 통해 다시 한 번 본선행에 도전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됐다. 한국의 벽을 넘지 못한 우즈벡은 시리아에도 밀려 조 4위로 떨어지면서 또 한 번 본선행 실패의 분루를 삼키게 됐다.

우리나라는 이날 우즈벡전에서 경기 막판까지 쉴 새 없이 슈팅을 퍼부었지만 단 한 골도 득점하지 못한 채 최종예선에서 4승 3무 3패라는 아쉬운 성적으로 마감했다. 대표팀의 저조한 득점력은 향후 신태용 감독이 반드시 풀어야 할 숙제로 꼽히게 됐다. 무엇보다 자력이 아닌 '어부지리'로 본선행 티켓을 가져 온 만큼 남은 기간 동안 대표팀 전력 보강과 산적해 있는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쉽지 않은 여정이 예상된다.

[사진 = 대한축구협회 제공]

(SBS스포츠 이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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