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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WC] '구자철 PK골' 신태용호, 세르비아전 무승부

SBS Sports 이은혜 | 2017-11-15 15:48:11

신태용호가 두 경기 연속 무패를 기록했다. 결과만 놓고 보면 나쁘지 않은 흐름이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앞으로의 상승 효과다. 축구 대표팀에게 11월 A매치 두 경기는 사실상 벼랑 끝 마지막 승부와 다름 없었다. 신태용 감독 본인은 물론 선수들 스스로가  바닥에 떨어진 한국 축구의 위상과 신뢰를 경기력으로 회복해야 했기 때문이다. 남자 축구대표팀은 지난 10일 FIFA랭킹 13위에 올라 있는 남미의 강호 콜롬비아를 상대로 승리를 거뒀고 연이어 치른 세르비아전에서도 무승부를 거두며 소기의 성과를 얻었다. 다시 출발선에 설 수 있게 된 셈이다.

14일 저녁 울산문수축구경기장에서 치러진 우리 남자 축구 국가대표팀과 세르비아 축구대표팀 간의 평가전에서 두 팀이 1-1 무승부를 기록했다. 신태용 감독이 이끌고 있는 우리 대표팀은 이날 사실상 제로톱에 가까운 전술을 들고 나와 최전방 공격수들이 쉴 새 없이 상대 진영을 움직이며 공격 찬스를 노렸고 후반전에 가까스로 결실을 맺었다. 대표팀은 0-1로 뒤지고 있던 후반 16분, 구자철이 페널티 지역 안쪽에서 상대 파울을 유도하며 페널티킥 찬스를 만들었다. 직접 키커로 나선 구자철이 침착하게 골망을 흔들면서 1-1 귀중한 무승부를 장식했다.

신태용 감독은 이날 경기에서 지난 10일 콜롬비아와의 평가전서 내세웠던 전술과는 또 다른 전략으로 실험에 나섰다. 공격진에서 특히 눈에 띄는 활약을 펼쳤던 이근호 등 기존 선발멤버 일부를 제외하고 최전방에 손흥민과 구자철을 전진 배치하는 등 변화를 줬다.

공격진 양측면 날개에는 기존과 마찬가지로 권창훈, 이재성이 선발로 나섰으나 중원의 기성용과 짝을 이루는 파트너 자리에는 콜롬비아전서 좋은 활약을 보였던 고요한 대신 정우영이 선발로 이름을 올렸다. 수비진 역시 김민우, 김영권, 장현수, 최철순을 선발로 내세웠다. 콜롬비아전에서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던 권경원-장현수 중앙 조합 대신 김영권이 선발 명단에 복귀한 점이 눈길을 끌었다. 측면 날개 역시 김진수에서 김민우로 대체됐다. 골키퍼 장갑은 콜롬비아전서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던 김승규가 부상을 입으면서 신예 조현우가 A매치 데뷔전을 치르는 기쁨을 누렸다.
이미지그러나 변화된 선발 명단은 전반 내내 상대 허를 찌르는 번뜩임을 보여주지는 못했다. 오히려 전반 45분은 수비진 사이에서 손발이 맞지 않는 모습이 노출되면서 수차례 위기를 자초했다. 우리 대표팀은 전반 20분에 세르비아의 사비치가 때린 중거리 슈팅이 골망을 크게 흔들면서 수비라인이 또 한 번 불안한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공은 다행이 옆그물로 비켜나갔지만 위기는 계속됐다. 이어 장현수의 판단미스가 나오면서 상대에 빈 공간을 내주는 등 실점에 가까운 장면이 계속 이어졌다. 전반 27분에는 상대에게 프리킥 찬스까지 내주면서 코너에 몰렸다. 랴이치가 때린 프리킥이 절묘한 방향으로 굴절되며 골문을 향했지만 신예 골키퍼 조현우의 선방으로 가까스로 위기를 넘겼다.

불안하던 0-0의 균형은 결국 후반 초반들어 깨졌다. 쉴 새 없이 수비라인 빈 공간을 파고들던 세르비아는 후반 12분, 우리 수비진이 또 한 번 상대 핵심 선수들을 놓치는 위기를 자초하자 기회를 놓치지 않고 득점에 성공했다. 경기 초반부터 번뜩이는 움직임을 보였던 세르비아의 사비치가 역습찬스 상황에서 날카로운 패스로 득점루트를 열었다. 공을 이어 받은 랴이치는 과감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며 세르비아에 1-0 리드를 안겼다.

또 한 번 불안한 경기력을 이어가던 신태용호는 그러나 선제골 실점 이후 2분 만에 동점골을 기록하는데 성공하면서 재빨리 위기 수습에 나섰다. 상대 최전방을 돌파하던 구자철이 페널티 지역 안쪽에서 파울을 당했고 심판이 곧바로 PK를 선언한 것. 직접 키커로 나선 구자철은 침착하게 득점을 성공시키며 대표팀을 패배 위기에서 구해냈다.

실점 이후 빠르게 한 골을 만회하면서 긴장감을 되찾은 신태용호는 이후 후반 막판까지 빠른 템포로 공격흐름을 이어가며 상대를 압박했다. 측면과 중앙을 오가며 쉴 새 없이 슈팅 찬스를 노린 손흥민이 개인기와 압박에 힘입어 상대 간담을 서늘케 하는 슈팅을 몇 차례나 시도했다. 그러나 연이은 슈팅은 아쉽게도 상대 골키퍼 드미트로비치의 선방에 막히며 골망을 흔들지는 못했다. 신태용 감독은 후반 중반 이후 구자철, 권창훈, 기성용을 차례로 빼고 이근호, 이명주와 주세종까지 투입하며 공수 밸런스를 조절하는 동시에 다양한 선수를 기용하는 실험을 이어갔다.
이미지더 이상의 득점과 실점이 나오지 않으면서 경기는 1-1 무승부로 마무리 돼 신태용호는 지난 10일 치른 콜롬비아전에 이어 이날 세르비아전에서도 무패를 이어갔다. 1승 1무의 무난한 성적표지만 신태용호가 출범 이후 두 달 가까이 경기장 안팎에서 겪은 풍파와 4경기 연속 승리가 없었던 팀 분위기를 생각하면 이달 11월에 치른 두 차례의 A매치는 괄목할 만한 성과다. 특히 두 팀 모두 FIFA랭킹 상위권(콜롬비아 13위, 세르비아 38위)의 강팀들인데다 탁월한 성적으로 월드컵 최종예선을 통과, 내년 열리는 2018 러시아 월드컵 본선행을 확정지은 팀이라는 점까지 감안하면 더욱 희망적인 결과다,

월드컵 로드맵을 가동도 하기 전에 침몰 직전의 위기에까지 몰렸던 신태용호는 우여곡절 끝에 진정한 의미에서 출발선에 서게 됐다. 11월 A매치를 통해 얻은 가장 중요한 소득 중의 하나는 가장 중요한 목표가 채 1년도 남지 않은 월드컵 본선 무대에서의 결과라는 점을 확인시켰다는 점이다. 또 강팀들과의 대결에서도 제대로 된 색깔을 낼 수 있다면 시작도 하기 전에 포기할 필요는 없다는 가능성을 확인했다. 우리 대표팀이 러시아 월드컵 본선행을 확정한 나라들 중 최약체에 해당하는 팀 중 하나인 것은 분명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공은 둥글다'는 진리다.

최악의 분위기를 쇄신하고 다시금 방향키를 잡은 신태용 감독이나 선수들 스스로가 제기량으로 궤도에 올라야 한다는 점은 이제 대표팀의 지속적인 성공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전제다. 제대로 준비하지 않으면 월드컵 본선에서 겪게 될 풍파는 지난 두 달 간 대표팀이 겪어야 했던 것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강도로 대표팀을 흔들 수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한국 축구가 9회 연속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으며 피부로 겪어 온 교훈이기도 하고 불과 4년 전, 직전 대회인 브라질 월드컵에서 고스란히 반복했던 상처이기도 하다.

11월 A매치에서 소기의 목적을 달성한 대표팀은 오는 12월 일본에서 치러지는 동아시안컵 대회에서 다시 한 번 시험대 위에 오르게 된다. 영원한 라이벌 일본은 물론 중국, 북한 등이 출전하는 12월 동아시안컵은 손흥민, 기성용, 구차철, 권창훈 등 유럽 리그에서 활약하는 주요 해외파 선수들을 소집할 수 없다. 신태용 감독의 전술 운영 능력에도 또 한 번 이목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 축구 국가대표팀 평가전 대한민국 vs 세르비아 하이라이트 보기

[사진 = 대한축구협회 제공]

(SBS스포츠 이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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