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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 9분' 토트넘, 챔스 1차전 유벤투스와 간신히 무승부

SBS Sports 이은혜 | 2018-02-14 08:55:26
이미지토트넘이 벼랑 끝에서 살아났다. 경기 막판까지 완패 위기에 몰려 있던 토트넘은 힘겹게 터진 해리 케인과 에릭센의 골로 간신히 무승부를 끌어 냈다. 손흥민은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해 후반 38분에서야 투입돼 약 9분 간 그라운드를 밟았지만 활약을 보여주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시간이었다. 손흥민 대신 라멜라 공격옵션을 선발로 내세운 포체티노 감독의 선택은 난국을 자초했다.

14일 새벽 이탈리아 토리노에 위치한 유벤투스의 홈 알리안츠 스타디움에서 치러진 '2017/2018 UEFA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 경기에서 원정에 나선 토트넘이 2-2 무승부를 거두는데 그쳤다. 홈 팀 유벤투스는 전반 2분 만에 터진 이과인의 벼락 같은 선제골에 불과 10분도 되지 않아 이과인이 추가골까지 터뜨리면서 일찌감치 승기를 잡았지만 아쉬운 무승부에 만족해야 했다.

토트넘을 이끌고 있는 포체티노 감독은 이날 최전방 공격진에 팀의 주포인 해리 케인을 필두로 2선에는 델리 알리와 에릭센 그리고 라멜라를 세우는 변칙 기용을 가동했다. 토트넘의 최정예 공격 4각 편대로 손흥민을 줄곧 활용해 왔던 점, 중요한 경기마다 손흥민이 선발로 나선 승부에서는 높은 승률을 자랑했던 점까지 감안하면 과감한 선택이었다. 실제로 영국은 물론 현지 이탈리아 언론들도 경기 전 상당수의 매체가 손흥민의 선발을 예상했지만 리그에서 오랜시간 선발로 활약하지 않았던 라멜라 카드를 꺼내든 포체티노 감독은 챔스 무대에서 최강팀 중 하나로 꼽히는 유벤투스를 상대로 과감한 모험을 택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선택은 2분 만에 비수가 되어 돌아왔다. 최전방에 이과인을 비롯 만주키치와 코스타에 이르기까지 정예 자원들을 모두 내세운 유벤투스는 경기 킥오프 2분 만에 선제골을 뽑아내며 이른 시간에 기선을 제압했다. 프리킥 찬스상황에서 키커로 나선 파치니가 날카롭게 올린 공이 정확하게 이과인에게 떨어졌고 지체없는 오른발 슈팅으로 토트넘 골망을 흔든 이과인은 초반부터 쾌조의 컨디션을 자랑했다.

홈에서 경기를 치른 유벤투스는 기세를 몰아 두번째 골까지 순식간에 뽑아냈다. 집중력을 잃고 2분 만에 실점을 내준 토트넘 수비진에서 치명적인 실수가 나온 것. 전반 9분, 상대 진영을 무섭게 돌파해 들어가던 유벤투스의 베르나르데스키가 토트넘 수비수 데이비스의 발에 걸려 넘어지며 페널티킥을 얻어내는데 성공했다. 키커로 나선 이과인은 선제골을 성공시킨 날카로운 슈팅능력을 다시 한 번 과시하며 추가골을 기록해 팀의 2-0 리드를 견인했다.
이미지이탈리아 축구 특유의 탄탄한 수비력은 물론 세계 최고의 수문장으로 꼽히는 부폰까지 버티고 있는 유벤투스를 상대로 손흥민을 뺀 '플랜B'의 공격진으로 나선 토트넘의 공수 밸런스는 불과 10분도 되지 않아 두 골이나 실점하면서 순식간에 무너졌다. 중원에서 나선 뎀벨레와 다이어가 적극적인 움직임으로 주도권 싸움에 나섰지만 최전방으로 향하는 공격진의 유기적인 패스워크와 호흡이 사라지면서 좀처럼 공격의 물꼬를 트지 못하고 고전했다.

무엇보다 세밀한 공격작업이 나오지 않으면서 토트넘은 전반 막판까지 이렇다 할 위협적인 장면을 선보이지 못한 채 답답한 경기를 이어갔다. 전반 26분에는 에릭센이 문전으로 정확한 크로스를 올리며 결정적인 찬스를 만들기도 했지만 공을 이어 받아 해리 케인이 시도한 헤딩 슈팅은 그대로 베테랑 수문장 부폰의 손에 걸렸다. 다행인 것은 전반이 마무리 되기 전에 어렵사리 만회골을 뽑아냈다는 점이다.

전반 중반 들어서며 서서히 공격에 박차를 가하기 시작한 토트넘은 최전방 공격수 해리 케인이 전반 35분 번뜩이는 움직임을 보이며 상대 문전을 돌파해 내는데 성공했다. 부폰과 일대일 대결에서도 침착한 모습을 보이며 골키퍼까지 제친 케인은 일대일 상황에서 군더더기 없는 슈팅으로 팀에 귀중한 첫 골을 안기는 클래스를 과시했다. 한 골을 만회하는데 성공한 토트넘은 전반 막판까지 쉴 새 없이 공격을 시도했다. 그러나 위기는 계속됐다. 전반 종료 직전 유벤투스가 다시 한 번 페널티 지역 안쪽에서 위험한 파울을 유도하면서 PK가 선언됐다. 또 한 번 키커로 나선 이과인이 해트트릭을 노렸지만 아쉽게도 슈팅이 골대로 맞고 튕겨져 나오며 득점에 실패했다.

해리 케인의 개인 돌파로 간신히 한 골을 만회하기는 했지만 최전방 공격진이 좀처럼 파괴적인 모습을 보이지 못한 토트넘은 후반 들어서도 고전을 이어갔다. 토트넘 특유의 빠른 공격이 살아나는 기미를 보이며 활발한 침투에 나섰지만 일찌감치 승기를 잡은 유벤투스가 탄탄한 수비벽을 세우면서 승부의 추는 좀처럼 움직이지 않았다.

이날 이른 실점을 내준 토트넘 수비진도 공격진이 맥을 추지 못하는 사이 경기 내내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후반 12분에는 추가골 PK를 유도해낸 유벤투스의 베르나르데스키가 다시 한 번 위협적인 헤딩 슈팅으로 토트넘 골문을 위협했다. 골키퍼 요리스의 선방이 아니었다면 세번째 실점할 수도 있던 위기였다.
이미지홈에서 완전히 주도권을 잡은 유벤투스의 알레그리 감독은 후반 21분에 케디라를 빼고 벤탄쿠르를 투입하며 완급조절에 나섰다. 그러나 이후 분위기가 반전됐다. 유벤투스가 전열을 재정비하는 사이 토트넘은 쉬지 않고 공격을 몰아쳤고 후반 26분 에이스들의 호흡이 빛났다. 전방으로 침투하던 델리 알리가 문전 유리한 위치에서 파울을 유도하며 프리킥 찬스를 만든 것. 키커로 나선 에릭센이 낮게 때린 공이 부폰의 예상을 빗나가며 그대로 골문안으로 빨려들어갔다.

간신히 2-2 동점을 만드는데 성공한 토트넘은 경기 막판까지 총공세를 이어가며 패배 위기에서 극적으로 탈출했다. 토트넘의 포체티노 감독은 후반 38분 델리 알리를 빼고 손흥민을 투입하며 공격에 힘을 실었으나 승패까지 뒤집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그러나 자칫 패배로 마무리 될 수도 있었던 경기에서 간신히 무승부를 끌어내면서 토트넘은 다소 유리한 위치에서 2차전 승부에 임할 수 있게 됐다. 원정에서 힘겹게 두 골을 넣으면서 내달 3월 8일 홈에서 치러지는 경기에서는 유벤투스에 3골 차 이상으로 대패하지 않을 경우 8강행에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게 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떤 대회보다 중요한 챔스 무대, 그것도 원정 경기에서 팀 최정예 공격진인 손흥민을 벤치에 두고 라멜라를 선택한 포체티노 감독의 선택은 난국을 자초한 것도 사실이다. 2차전 경기가 아무리 홈에서 치러진다고는 하지만 상대 유벤투스는 결코 안심할 수 있는 상대가 아니기 때문이다. 직전 시즌 UEFA챔피언스리그에서 결승까지 올랐던 유벤투스는 당시 리그 우승, FA컵에 이어 챔스 우승까지 노리는 '트레블'을 바라 볼 정도로 최고의 기세를 보였으나 아쉽게 결승에서 레알 마드리드에 패하며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다시 한 번 우승권에 도전하는 만큼 웸블리 원정에서 쉽게 물러설 상대가 아니다.

실제로 유벤투스는 이날 토트넘전을 포함해 최근 17경기에서 무패행진을 이어가는 등 이번 시즌 역시 탄탄한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지면 탈락인 토너먼트, 그것도 가장 중요한 챔스 무대 16강 1차전 원정경기에서 '손흥민' 대신 '라멜라' 카드를 택하며 승부수를 띄운 포체티노의 실험이 결국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향후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SBS스포츠 이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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