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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영상] 박지성이 돌아온다, 월드컵으로…"손흥민은 큰 무기"

SBS Sports 이은혜 | 2018-05-16 18:39:34

박지성이 마이크를 잡는다. 쉽지 않은 결단이었다. 선수로 뛰었던 세번의 월드컵. 자신의 생애 네번째 월드컵 무대에 해설위원으로 서게 될 것이라고는, 아마 그 누구보다 박지성 본인이 가장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박지성은 말했다. "제가 지도자의 길을 걷지 않기로 결정한 이상 축구선수 박지성이 어떤 생각으로, 어떤 철학을 가지고 축구를 해 왔는지 조금이라도 많은 분들께 들려드릴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그것도 조금은 의미있는 일이 될 것 같아서 결심하게 됐습니다." 굳게 닫혀 열리지 않을 것 같던 박지성의 마음을 돌린 것은 배성재 아나운서의 오랜 노력 그리고 아내 김민지씨의 조언이었다. 또 후배 손흥민은 대표팀의 큰 무기, 이승우의 발탁은 새로운 자극제가 될 것이라 내다봤다.

16일 오후 목동에 위치한 SBS 본사 사옥에서 '2018 러시아 월드컵' 무대에서 SBS 해설위원을 맡게된 박지성과 배성재 아나운서의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오랜만에 수많은 취재진들 앞에 모습을 드러낸 박지성 SBS해설위원은 "월드컵이라는 무대는 전세계인들이 즐기는 축제다. 저 역시 즐거운 마음으로 그 자리에 함께할 수 있게 됐다는 생각에 기쁘고 즐거운 마음이다. 해설자로서는 아직 부족한 부분도 많지만 열심히 준비해서 팬 분들이 함께 즐기실 수 있는 좋은 해설을 들려드리겠다"며 당찬 포부를 밝혔다.

현역 시절 세계적인 축구명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무려 7년 간 활약한 박지성은 우리나라 대표팀에서도 영원한 캡틴으로 불리며 한국 축구의 성장을 견인한 아이콘이자 레전드다. 2002 한일월드컵 당시 대표팀 4강 신화의 주역으로 혜성처럼 등장해 이후 10년 가까이 대표팀의 월드컵 역사를 함께 했다. 박지성의 현역 은퇴 이후 그의 빈 자리가 대체 불가능한 그것이라는 점에는 이견이 없다 해도 과언은 아니다.

선수에서 해설자라는 새로운 타이틀을 달고 월드컵이라는 큰 무대에 나서게 된 박지성은 "사실 해설자라는 일을 하게 될 것이라고는 생각해 보지 않았다. 결정을 하게 된 데에는 배성재 아나운서의 설득이 가장 컸다. 오랜 시간 축구를 함께 보며 이야기를 나눠왔고 생각을 공유해 왔다. SBS와도 JS컵 대회를 통해 오랫동안 좋은 관계를 유지해 왔는데 이번 월드컵을 앞두고 축구에 대해 저 박지성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어떤 철학들을 가지고 플레이 해 왔는지 그런 생각들을 공유할 수 있는 자리가 된다면 그런 부분들이 축구팬들에게도 조금이나마 축구를 보시는데 즐거움이 되고, 도움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수락을 하게 됐다"며 결정적으로 해설위원직을 수락하기까지는 많은 고민이 있었음을 밝히기도 했다.
이미지간담회가 무르익어 가면서 이목을 집중시킨 것은 新 '배-박' 콤비의 케미다. 오랜 기간 축구중계를 진행하며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는 물론 국가대표팀의 주요 A매치 경기 등 굵직굵직한 빅이벤트 대회들을 대부분 중계해 온 배성재 아나운서는 박지성 해설위원과 차원이 다른 '입담'을 예고했다. 또 배성재 아나운서는 이날 간담회에서 "방송국이기 때문에 시청률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지만 박지성 위원에게 해설을 부탁하면서 그 부분은 SBS가 신경쓸테니 박지성 위원은 한국 축구를 위해 하고 싶은 이야기들을 해 달라고 부탁했다. 박지성 위원이 우리 축구를 위해, 대표팀을 위해 갖고 있는 생각들을 들을 수 있는 기회가 흔한 것은 아닌데 이번 월드컵을 통해 많은 축구팬들이 그런 기회를 공유할 수 있는 시간이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며 남다른 의미를 부여하기도 했다.

물론 '진중함'만 자리하는 것은 아니다. 박지성은 대표팀 선후배들 사이에서도 특유의 익살과 엉뚱함으로 장난끼 많은 분위기 메이커로 통한다. 천진난만한 표정으로 주위를 웃음바다로 만들기도 하고 영리한 머리로 재치넘치는 농담을 종종 던지기도 한다. 실제로 이영표 KBS해설위원 역시 "대표팀에서 제일 웃긴 것은 사실 박지성이다"는 말을 한 적이 있을 정도다. 박지성 위원은 "저는 이제 막 해설자를 시작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영표형이나 정환이 형과 경쟁을 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한다. 그 분들에게 배울 것도 많고, 또 반대로 그 분들과는 또 다른 위치에서 제가 선수생활을 했기 때문에 저만이 볼 수 있는 시각과 생각도 있을 것이다. 지금은 매일, 매일 실전처럼 리허설을 하고 연습도 많이 하고 있다. 다만 축구팬들에게 조금 다양한 경험과 시각을 가진 다양한 해설을 들려드릴 수 있다는 점에서 저 역시 즐겁고 설렌다"며 남다른 도전을 앞두고 특유의 자신감도 감추지 않았다.

내달 6월 14일 러시아월드컵 개막전에서 해설위원으로서 첫 데뷔전을 치르게 되는 박지성 해설위원은 "아내의 조언 덕분에 더욱 현실적으로 열심히 할 수 밖에 없는 환경에 있다. 제가 "~라고 생각합니다"는 말투를 자주 쓰는데 아내가 시청자들은 어차피 당신이 그렇게 생각한다는 전제하게 듣고 있기 때문에 그런 표현보다는 그냥 직접적으로 바로 이야기하는 것이 낫다는 조언을 해 주더라. 듣고 보니 바로 이해가 됐다. 리허설을 실전 처럼 열심히 하지 않을 수가 없다.(웃음)"며 약 한 달 남은 대회 준비에 현역 시절 못지 않게 열을 올리고 있다는 일화를 공개하기도 했다.
이미지현역 시절 '영원한 캡틴'으로 불렸던 박지성은 월드컵이라는 축구선수로서는 가장 큰 무대를 앞둔 대표팀 후배들을 향해 "월드컵이라는 무대가 얼마나 남다른 곳인지 잘 알고 있다. 부담도 크겠지만 결국 선수는 결과로 말할 수 밖에 없는 존재다. 주변의 반응이나 그런 것에 너무 신경쓰기 보다는 본인이 잘 할 수 있는 것, 잘 했던 것들에 더 집중하면서 결과를 내기 위해 최선을 다 했으면 좋겠다. 그러면 분명히 팀 전체의 성적도 따라올 것이라 생각한다"며 흔들리지 않는 '멘탈'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의미심장한 조언을 전했다.

더불어 우리 대표팀의 강점에 대해서도 코멘트를 잊지 않았다. 박지성 해설위원은 "손흥민 같은 선수가 있다는 것은 분명히 우리 대표팀에는 큰 무기이고 우리가 그런 선수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는 큰 관건이 될 것이라 본다. 많지 않은 찬스 상황에서도 득점 기회를 살릴 수 있는 선수이기 때문에 특히 1승이 필요한 스웨덴전에서는 비록 우리가 체격이 작고 체력적으로 불리하더라도 상대보다 더 많이 뛰고 빠르게 뒷공간을 흔들어 준다면 분명히 기회가 올 것이라고 본다. 이승우 선수 역시 아직 확실히 명단이 결정된 것은 아니지만 그 선수가 가지고 있는 스피드나 개인 기술 이런 것은 나이는 어리지만 분명히 확실히 강점이 있는 선수다. 그런 것들로 인해서 대표팀 내에 새로운 자극과 경쟁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좋은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 본다"고 전망했다.

우리와 같은 조에 속한 멕시코 대표팀 예비명단에 포함된 현역 시절 팀 동료 치차리토 봉쇄법은 물론 가장 중요한 경기로 꼽히고 있는 첫 경기 상대 스웨덴의 강점과 공략법, 박지성 해설위원이 생각하는 이번 4강 예상팀과 대회 우승후보는 물론 메시와 호날두의 대결, 대회 이변을 일으킬 돌풍의 팀 후보에 이르기까지 박지성은 데뷔전을 앞둔 '예비 해설위원'이라고 보기에는 믿기 힘들 정로도 침착한 언변을 과시하며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1시간 가까이 마이크를 놓지 못했다. 배성재 아나운서와 때로는 농을 주고 받으며 때로는 "이번 월드컵은 제가 많은 지적을 하지 않는 대회였으면 좋겠네요"라는 의미심장한 일갈도 덧붙였다. 메시와 호날두의 대결에서는 아르헨티나의 우승 가능성에 조금 더 힘을 실었고, 돌풍의 팀으로는 프리미어리그를 점령한 살라의 이집트 대표팀을 꼽아 눈길을 끌었다.

대회 시작도 전에 이미 철저히 '러시아 월드컵 모드'에 돌입한 박지성 해설위원. 현역 시절 아시아를 넘어, 유럽을 놀라게 하고, 전세계 축구계에 또렷이 자신의 족적을 남겼던 '언성 히어로'. 두 개의 심장은 또 한 번 새로운 도전을 앞두게 됐다. 축구팬들이 그토록 기다렸던 박지성의 월드컵이, 다시 시작된다.

[사진 = SBSfunE 김현철 기자(khc21@sbs.co.kr), 게티이미지코리아]

(SBS스포츠 이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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